카스도 지우고 밴드도 지웠다. SNS를 벗어나 자유롭게 지내고 싶어서.
소통을 거부하고 동굴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내 방식대로 편하게 지내고 싶어서.
<나이를 먹을수록 내가 아무 것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고 오늘 누가 말했다. 아, 너도 그래?
두 달만의 출사. 감각도 아이디어도 사라졌다.
태종사는 지금 수국이 한창이다.
기대했던 해무는 없었지만, 스리랑카 스님을 프레임에 넣을 수 있어 좋았다.
좀 멀리서 찍는 건데... 그림자를 넣었어야 하는 건데... 항상 아쉽고 안타깝다.
각박한 세상에도 /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 원을 이루어 하나 되는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 내 안에도
오늘은 푸르디 푸른 / 한 다발의 희망이 피네.
<이해인 '수국을 보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