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한 노을이 정동진의 새벽을 열고

 

 

 

 

맨발의 무용가는 망설임없이 백사장으로 성큼 들어섰다.

 한(恨)과 슬픔의 살풀이를 추는 동안 바람도 파도도 관객도 숨을 멈추었다.

 

 

 

 

한겨울 바닷가의 살풀이가 염원하듯 올 한해모든 살(煞)이 물러가기를

원진살, 백호살, 육해살 모두모두 물러가라 훠~~~이!!!

 

 

 

 

 

 

 

 

순백의 설원을 훨훨 날듯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지고.

 

 

 

 

 

 

 

 

나이롱 끈에 아가리가 꿰인 황태여, 네가 떠나온 바다가 깊고 푸렀다고 누가 믿어주랴?

 

 

 

 

 

 

 

 

 

 

 

'사진에게 말 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예사꼬?  (0) 2012.03.28
당신도 미쳤수?   (0) 2012.03.06
눈 먼 사랑의 이름  (0) 2012.01.15
황금연못  (0) 2012.01.08
지금 나는 몇시?  (0) 2011.10.17

 

 

하롱베이가 생각나는 해안. 누가 저 바다에 수은을 흩뿌렸는고!

 

 

 

 

어쩌다 코가 꿰어 육지로 끌려나왔을꼬?

내장까지 빼주고 아가리 벌린 채 미혹(迷惑)의 댓가를 치르고 있네.

 

 

 

 

쐬주 한 병이 노동의 위안이 될까? 울 아부지가 꼭 저러셨는데...

 

 

 

 

사진은 빼기의 예술이라지. 수십 수백장 사진을 지우고, 지우고, 또 지우고...

그 중에 어쩌다 내 맘에 드는 사진 한장이라도 건지면 그날 출사 대~박!

 

 

 

 

 

 

 

 

새벽에 길 나서서 하루종일 추위에 떨며 쫄쫄 굶었다. 해풍은 왜 그리 앙칼지게 불던지...

내포리 해안 비닐천막 속에서 잠시 휴식. 얇은 비닐천막이 하이샤시 이중창보다 든든했다.

심리포구 찍고 원전항에서 또 몇 장. 목선을 만드는 구복조선소에서 마음에 드는 모델을 만났다.

 내포리해안도로 지나 김수로 촬영지까지, 간만에 사진을 위한 여행이었다.

 

 

 

 

멀리 나왔는데 그냥 집에 가기 아깝다 해서 마창대교를 보러 갔는데...

여기서 보낸 한 시간이 고속도로 정체에 걸려드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엔간할 때 말아야지, 욕심 부리면 꼭 화를 입는다니까!  <1월14일>

 

 

 

 

 

나는 당신의 뒤뜰을 훔쳐보고 싶다. 그럴듯한 앞모습보다 숨겨둔 뒷모습이 궁금하니까.

젖은 빨래처럼 후줄근한 현실 뒤에 누구나 응달같은 자존심을 갖고 살겠지.  <대룡마을, 1월10일>

 

 

 

 

오징어, 나는 슬픈 사랑의 이름이네 / 칠흙의 바다 어둠을 밝히는 집어등 빛이 사랑인줄 알았네

차가운 물속까지 들뜨게 하는 그 빛에 눈멀어 / 사랑의 미로를 찾아 짧은 생애 버렸네

마침내 물구나무 서서 보는 바다 / 그리움으로 검게 탄 오장육부 버리고서야 / 눈 먼 사랑의 아픔을 알았네

이게 내 무덤이구나 / 뒤늦게 알아버린 사랑의 비밀

추운 빈 몸으로 도시의 빈 빨랫줄에 걸렸을 때 / 비로소 떠나온 바다가 사랑인줄 알았네

내사랑 손을 내밀어 붙잡고 싶어도 늦었네 / 이미 열 손가락이 마르기 시작했네 <윤향미 '오징어'>

 

 

 

<tip>

                 <사진 / 블루 님>

 

 

<사진 / 아침안개 님>

 

'사진에게 말 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도 미쳤수?   (0) 2012.03.06
정동진 살풀이  (0) 2012.02.12
황금연못  (0) 2012.01.08
지금 나는 몇시?  (0) 2011.10.17
거룩한 노동  (0) 2011.10.09

 

못은 얼어붙어 있었다.

시든 연잎들의 반영만 생각했지 물이 얼어있을줄 생각도 못했다. 

한재를 넘어갈 때 길가에 잔설이 남은 걸 보면서도 짐작을 못 하다니... 어리석을손, 중생이여~

 

 

 

 

마지막 빛을 거둬들이며 서산으로 기우는 해. 저 산 너머엔 또 다른 아침이 오겠지.

 

 

 

 

해 넘어가기 전 잠깐 황금 연못으로 변한 오부실못(청도 혼신지).

'환타스틱'은 너무나 짧았다.

 

 

 

'사진에게 말 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동진 살풀이  (0) 2012.02.12
눈 먼 사랑의 이름  (0) 2012.01.15
지금 나는 몇시?  (0) 2011.10.17
거룩한 노동  (0) 2011.10.09
심드렁병  (0) 2011.07.1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