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덕 좋은 아낙처럼

푸짐한 엉덩이를 돌담에 척, 부려놓은 가을.

 

 

 

 

 

쓰러져가는 지붕 아래

복닥거리며 살아가던 식솔들의 웃음이 그립다.

 

 

 

 

 

쭉정이는 버리고 알곡은 거두어 갈무리했네.

세상도 어느때쯤 갈무리가 필요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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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선 도로 옆 맨드라미 가족

누추하면 어때, 우린 늘 함께잖아.

먼지 뒤집어쓰고 살아도 가족은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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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진주에 '구월'이라는 다방이 있었다.

요즘처럼 세련된 카페나 커피 전문점이 아닌 찻집, 구월다방.

구월다방에는 구월이가 살았다. 잘 웃고 잘 울던 마음 착한 구월이는

다방 안 내실에서 숙식하며 청소까지 도맡았다.

2% 부족한 지능 때문에 사회생활이 쉽지 않았던 구월이.

그 부족한 구월이가 좋아서 우리는 구월다방을 자주 찾았다.

그녀가 어떤 남자의 꼬임에 빠져 훌쩍 진주를 떠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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