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새벽시장이 선다.
컴컴할 때 섰다가 해가 올라오면 사라지는 시장.
인도변과 골목길 좌우에 포진했다가 한순간 전을 걷고 떠나는 사람들.
시린 손을 녹이려고 피워둔 불이 어둠을 걷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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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시회를 다녀왔다.

예전에 사진을 같이 배우던, 지금도 L선생의 사사를 받고 있는

 첫 개인전이라 궁금하고 기대가 컸다.

40여 점의 작품이 거의 숄더샷이었는데 솔직히 좀 불편했다.

저게 뭐지? 왜 저렇게 찍었지? 기우뚱, 혹은 헝컬어진 뒷모습. 난해하기 짝이 없다.

L선생은 '착한 사진은 버리라'고 가르치는 분이다.

그 선생에게 배웠으니 저렇게 불편한 사진을 찍는 건가?

구도나 미학적인 요소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작가의 메시지만 담는 것

설명해주지 않으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사진이 과연 좋은 작품일까?

나는 고마 착한 사진이나 찍을란다. 나를 닮은 저 메주 덩어리처럼 순박한 사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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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 봐라! 

생선 상자들 사이를 유유하게 활보(?)하고 있네

지가 경매 볼 것도 아니면서, 웃겨!!!

 

 

 

 

어획량이 많으면 6시에, 적으면 7시에 경매 시작.

어제는 위판장 바닥이 빼꼼한 데가 없을 정도로 가득 찼더니

오늘은 좀 느슨하다. 그러니 저 녀석(문어)들이 바닥을 주름잡는 거다.

 

 

 

 

분명히 우리 말 같긴 한데 외계어 느낌이다.

알 수 없는 주문(?)을 찰떡같이 알아듣는 사람들이 신기하다.

적어도 이 순간 경매사는 이 공간에서 제왕이다.

 

 

 

 

그의 손짓 하나에 가격이 정해지고 낙찰자가 결정된다.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카리스마

 빙 둘러선 사람들이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집중하는 이유다.

 

 

 

 

방어진항에는 요즘 가자미가 풍년이다.

대부분 소매상들이 낙찰 받지만, 가끔 개인도 참여하는 듯

경매가 끝나자 방어진항은 보라빛 여명이 곱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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